반려동물 심리학 & 행동교정

고양이의 캣타워 집착, 불안감 때문일 수 있다

vetred 2025. 7. 1. 21:47

고양이가 하루 종일 캣타워에만 머물고, 낮에도 밤에도 같은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에 보호자는 당황하곤 합니다.
고양이의 캣타워 집착, 불안감 때문일 수 있다’는 주제는 단순한 장소 선호가 아닌, 감정적 의존과 심리적 피난처 형성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고양이 캣타워 집착의 원인


앞서 다룬 공격성 행동의 원인, 응시나 특정 행동을 통한 감정 표현, 불안형 고양이의 환경 적응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번 글 역시 반려동물 심리학 & 행동교정 관점에서 고양이가 캣타워에 집착하게 되는 심리 구조와 그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고양이가 캣타워에 과도하게 머무는 건 신호입니다

캣타워는 고양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지만, 지나치게 캣타워에만 머무르거나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행동은 단순한 취향이 아닌 불안 기반 감정 반응일 수 있어요.

특히 다음과 같은 패턴이 보인다면 고양이는 현재 ‘심리적 안전지대’에 갇힌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캣타워에서만 보냄
  • 식사나 배변 외엔 거의 이동하지 않음
  • 낯선 사람이 오면 즉시 캣타워로 도망감
  • 장난감이나 보호자의 접촉 시도에도 반응이 거의 없음

이런 행동은 이전 글에서 다뤘던 우울증에 가까운 고양이의 고립 행동, 또는 자극 회피형 스트레스 반응과 유사합니다.
즉, 캣타워는 지금 고양이에게 외부 세계로부터 도피한 감정적 벙커일 수 있어요.

 

왜 하필 ‘캣타워’일까? 위치·구조·시선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환경의 위계 구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동물입니다.
캣타워는 높이, 안전한 시야, 외부로부터의 단절이라는 모든 요소가 결합된 공간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불안하거나 통제력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장소가 되기 쉽습니다.

특히 다음 조건이 겹칠 경우, 캣타워에 대한 집착이 강화됩니다:

  • 캣타워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있음
  • 바깥 창문이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자극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음
  • 낮고 열린 공간이 아닌 고립된 캣하우스 타입으로 되어 있음
  • 다른 고양이나 강아지의 접근이 어려운 구조로 설치되어 있음

이처럼 캣타워는 고양이에게 심리적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일 수 있고, 이는 자율성 상실 → 불안 → 공간에 대한 집착 → 감정 고착화라는 순서로 강화됩니다.

 

캣타워 집착은 감정 불균형의 결과이자 회피 패턴입니다

캣타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고양이가 환경 내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요소를 회피하려는 시도일 수 있어요.
이건 단순한 게으름이나 관찰 습관이 아닌, 감정적 무력감 또는 반복된 부정적 자극으로 인한 회피 행동으로 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유발 원인은 다음과 같아요:

  • 낯선 사람이 자주 방문하거나 소음이 많은 환경
  • 새로운 동물의 입양으로 인한 위계 혼란
  • 최근 이사, 인테리어 변경, 공간 재배치
  • 자주 반복되는 혼자 있는 시간 또는 놀이 부족
  • 보호자의 과도한 스킨십 또는 불규칙한 반응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양이는 “이 세계는 피곤하고 복잡해”라는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를 고립된 장소로 숨기며 감정을 정지시키게 됩니다.
캣타워는 그 감정을 잠시라도 정지시킬 수 있는 ‘정신적 회복 캡슐’인 셈이에요.

 

고양이의 감정을 회복시키는 루틴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캣타워 집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다른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고양이의 감정 루틴 전체를 조율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에요.

다음은 효과적인 접근 전략입니다:

  • 놀이 시간을 하루 2회 이상 확보
    → 사냥형 놀이(낚싯대, 레이저 등)로 감정 에너지 소모
  • 캣타워 외 공간에서의 보상 루틴 구성
    → 특정 방 안에 들어오면 간식 제공, 무릎에 앉으면 칭찬 등
  • 사람이 없는 공간에 캣타워를 두지 않기
    →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독립 환경은 피해야 해요
  • 고양이에게 주도권을 줄 수 있는 미션 제공
    → 캣타워가 아닌 다른 높이에 숨겨진 간식 찾기, 보호자 주변에서만 실행되는 장난감 작동 등

이런 루틴은 단순히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에게 “이 세상은 내가 감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결국, 고양이가 세상을 다시 탐색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이에요.

 

고양이는 캣타워에서 '감정 온도'를 조절합니다

고양이가 하루 종일 캣타워에만 머무는 행동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공간 선호가 아닌 감정 조절을 위한 자가 선택적 전략일 수 있어요.
특히 고양이는 감정적 에너지를 외부 자극보다 공간을 통해 관리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위협받지 않는 장소, 즉 예측 가능한 안전지대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이때 캣타워는

  • 사람의 손이 닿지 않고,
  • 집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 다른 동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감정 온도를 낮추는 감정 냉각실'처럼 기능하게 됩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이거나, 보호자의 스킨십이 잦았던 날일수록 고양이는 감정적 과열을 식히기 위해 캣타워로 올라가 스스로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확보하려 할 수 있어요.

 

‘지켜보기’는 고양이의 감정 방어 기제입니다

캣타워는 단순한 휴식처가 아니라, 고양이가 ‘상황을 관망할 수 있는 유일한 통제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화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외부 자극에 예민한 고양이일수록 행동보다는 관찰을 통한 감정 분석을 우선하려고 합니다.

고양이가 캣타워에 올라간 상태에서

  • 보호자의 움직임을 계속 추적하거나
  • 다른 고양이나 반려견을 관찰하고,
  • 낯선 소리나 손님 방문에 즉각 몸을 움츠린다면,
    이는 정서적 대응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즉, 캣타워는 “지금은 내가 직접 반응하기엔 부담스러우니, 상황을 지켜볼게요.” 라는 감정적 거리 두기 공간으로 작용하는 셈이죠.

 

환경 구조가 캣타워 집착을 강화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양이의 행동은 공간 구조에 따라 강화되거나 억제됩니다.
캣타워 집착이 반복된다면, 집 안 구조에서 다음 요소를 체크해봐야 해요:

  • 캣타워 외 대체 공간(숨을 수 있는 박스, 쿠션, 창가 등)이 없다
  • 캣타워만 고양이 눈높이에 맞는 유일한 공간이다
  • 캣타워 외에는 자주 청소되거나 낯선 냄새가 나는 장소뿐이다
  • 낮 동안 집 안이 너무 조용해서 감정적 움직임이 유도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고양이가 ‘이 공간 외에는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없다’고 판단하기 쉬워요.
결국 집 전체를 '내 공간'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감정 위축 상태가 형성됩니다.

 

보호자가 흔히 하는 실수, 그리고 바람직한 반응

고양이가 캣타워에만 있을 때 보호자가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자꾸 손을 뻗거나 말을 걸어 억지로 관심을 끌려는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은 “지금 내가 감정을 회복하고 있으니 내버려 둬야 하는데, 자꾸 방해받는 느낌이야.” 라는 불편함을 유발해 결국 고양이의 고립 반응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반응하는 게 좋을까요?

바람직한 대처법:

  • 고양이가 캣타워에 머물 때는 무시가 아니라, 존재를 존중해 주세요
  • 가까운 곳에서 고양이를 바라보지 않고 조용히 활동하기 → “여기 있어도 괜찮아”라는 무언의 메시지
  • 가끔씩 캣타워 아래에 좋아하는 담요나 장난감, 트릿 등을 남겨두고 바로 자리를 떠나기
  • 고양이가 스스로 내려와 접근할 땐 눈 마주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응

이런 방식은 고양이에게 “나는 강요받지 않는다”, “이 사람은 내가 감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라는 신호로 전달돼 신뢰감 회복 + 감정 유연성 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요약

고양이의 캣타워 집착, 불안감 때문일 수 있다’는 단순한 공간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 불균형 → 환경 회피 → 공간 의존 → 행동 고착의 과정일 수 있습니다.

앞서 다뤘던 응시, 공격성, 스트레스 반응, 그리고 고양이의 감정 기반 행동 해석 시리즈와 연결해보면, 이번 주제 역시 고양이의 심리를 읽고 환경을 재설계하는 접근이 핵심입니다.